조용한 암, 폐암
폐암은 전 세계 암 사망률 1위, 우리나라에서도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 중 하나입니다.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.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,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. 특히 비흡연자도 안심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원인이 얽혀 있다는 점에서, 폐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누구에게나 필요합니다.
1. 흡연 – 가장 강력한 폐암 유발자
폐암 원인 중 가장 명확하고도 강력한 요인은 바로 흡연입니다.
담배에는 7,000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고, 그 중 70종 이상이 발암물질입니다.
- 니코틴은 중독을 유발하고,
- 타르는 점막에 달라붙어 변이를 일으키며,
- 벤젠, 비닐염화물 등은 세포의 DNA 자체를 파괴합니다.
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5~30배 이상 높으며, 담배를 끊더라도 과거의 노출로 인해 수년간 위험은 지속됩니다.
또한 간접흡연도 위험합니다. 가족이나 직장 동료가 피우는 담배 연기를 장기적으로 들이마시면, 비흡연자도 폐암에 걸릴 수 있는 환경에 놓이게 됩니다.
2. 미세먼지, 라돈, 실내 환경 – 보이지 않는 적
흡연을 하지 않아도 폐암에 걸리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. 그 원인 중 하나는 바로 환경적 요인입니다.
- **미세먼지(PM2.5)**는 폐포까지 침투해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, 세포 돌연변이를 촉진합니다. 특히 대도시에 거주하거나, 대기 질이 나쁜 날씨에 실외 활동이 많은 사람은 주의가 필요합니다.
- **라돈(Radon)**은 무색무취의 자연 방사성 물질로, 지하실, 오래된 건물에서 높게 검출되며, WHO는 라돈을 흡연 다음으로 폐암의 두 번째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.
- 석면, 휘발성 유기화합물(VOCs): 오래된 건물이나 산업시설 근처에 노출되면 위험이 증가합니다.
이처럼 ‘나는 담배 안 피우니까 괜찮다’는 생각은 위험합니다.
3. 유전적 요인과 가족력
폐암도 일부는 유전적 소인을 가집니다.
- EGFR, ALK, KRAS 등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, 외부 자극 없이도 암세포가 자라날 수 있습니다.
- 특히 여성 비흡연자 중 폐선암 환자의 많은 비율이 이 유전자 이상과 관련되어 있습니다.
- 부모, 형제자매 중 폐암 환자가 있다면 조기 검사와 예방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.
4. 만성 폐질환과 반복되는 염증
- 만성 폐쇄성 폐질환(COPD), 폐결핵, 간질성 폐질환 등은 폐 조직이 약해지고, 재생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어 폐암의 위험 인자가 됩니다.
- 장기간 기침, 가래, 호흡곤란 증상을 가진 사람은 그 자체로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.
5. 직업적 노출 – 직장이 위험할 수도 있다
일부 산업 종사자는 작업환경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발암물질에 노출됩니다.
- 건설, 제철, 석유화학, 광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
- 크롬, 비소, 니켈, 디젤 배출가스와 같은 중금속 및 유기화합물은 대표적인 산업성 발암물질입니다.
폐암 예방, 가능한가?
폐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지만, 예방 가능한 암입니다. 주요 원인을 피하고, 관리하는 습관을 통해 충분히 위험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.
- 금연은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. 한 개비라도 덜 피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폐 건강에 이롭습니다.
- 미세먼지 많은 날 마스크 착용, 공기청정기 사용, 환기 철저
- 라돈 측정기 사용, 고위험 지역 거주 시 라돈 차단 시공 고려
- 정기 건강검진, 특히 50세 이상이거나 고위험군은 저선량 흉부CT 권장
- 항산화 식단 유지: 비타민 C, 셀레늄,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
영양제와 폐 건강 – 보조적 접근
폐 기능을 유지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영양소도 있습니다.
- 비타민 C, E: 세포 보호 및 면역 증강
- 오메가-3: 염증 완화
- 프로폴리스, NAC(N-아세틸시스테인): 기관지 건강에 도움
- 비타민 D: 폐암과의 연관성이 보고되며, 면역기능 강화
다만, **영양제는 어디까지나 ‘보조 수단’**일 뿐, 위험요인을 제거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.
폐암은 담배 한 개비로 시작되는 경우도, 창문 틈으로 스며든 공기로 시작되는 경우도 있습니다. 중요한 건 ‘나는 괜찮겠지’라는 방심을 버리는 것입니다. 내 몸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, 여기에서의 작은 실천이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.